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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로… 사실상 ‘공천권’ 움켜쥔 김종인

만장일치로… 사실상 ‘공천권’ 움켜쥔 김종인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6-02-29 23:06
업데이트 2016-03-0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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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필요한 일이잖아요”… 힘 실어주기

더민주 당무위, 선거권한 위임… 文 체제 혁신공천안 수정 예고

양향자 ‘천정배 저격수’ 공천
당 선관위원장에 친노 김용익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당무위를 열고 후보 공천 등 총선에 관한 권한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전 대표 체제에서 ‘시스템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혁신공천안도 수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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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네…
떨리네… 더불어민주당의 전남 순천·곡성 예비후보자들이 29일 광주 학생독립운동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국민께 열린 공천심사’에 참석해 상자에서 질문지를 꺼내고 있다. 공개면접 대상은 광주 5곳과 전남 7곳 등 12개 지역 32명으로 현역의원들도 포함됐다. 왼쪽부터 서갑원 전 의원, 김광진 의원, 김선일 순천대 겸임교수, 노관규 전 순천시장.
광주 연합뉴스
더민주는 이날 ▲당규의 제정과 개폐 ▲당헌·당규의 유권해석 등 당무위 권한을 선거 관련 사안에 한정해 이번 20대 총선일까지 비대위에 위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당무위에서 통과시켰다. 실무적 차원에서는 선거법 처리 지연에 따른 공천 일정 단축과 비례대표 축소 문제 등에 대한 당규 개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혁신위원이었던 박우섭 당무위원과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 등 원외 인사들이 “너무 포괄적인 권한 위임일 수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권한을 위임받는다고 해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에게 당무위 권한이 위임되는 것에 대해 대부분 현역 의원인 당무위원들은 크게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대표 선출 문제 등은 현역들과 큰 관련이 없고, 무엇보다 향후 공천을 의식해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비상 대권’을 갖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이날 의원들을 달래는 발언을 이어 갔다. 그는 현역 의원 정밀 검사와 관련해 “교체를 단행하고 싶어도 대체할 인물이 없는 게 우리 당의 실정”이라며 “50% 물갈이니, 30% 물갈이니 하는데 그렇게도 안 되고 그럴 뜻도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컷오프 논란에 대해서도 “나는 명단을 공개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헌·당규에 대한 유권해석 권한까지 김 대표가 갖게 되는 등 향후 공천 과정 전반에서 김 대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당의 얼굴이 될 사람, 집권을 위한 상징적 인물로 앉혀야 당이 집권을 위해 준비한다는 인상을 줄 텐데 지금 제도는 무척 제한적”이라고 밝혀 ‘김종인표’ 비례대표 공천이 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심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향후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자기 사람 심기’라는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날 문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나서면서 일부 기자가 권한을 김 대표에게 위임한 당무위 결과에 대해 묻자 “필요한 일이잖아요”라고 말해 ‘김종인표 공천’에 힘을 실어 주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체제가 더욱 강화된 가운데 더민주는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광주 서을에 전략 공천하겠다고 밝히며 ‘호남 대전’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광주 서을은 이번 총선에서 ‘야권 적자’를 놓고 다투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게 됐다. 양 전 상무는 국민의당과의 경쟁에 대해 “국민은 정권이 바뀌기를 원한다”면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당이 국민의당인지 더민주인지 광주시민들이 분명히 생각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을 관리하는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김용익 의원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6-03-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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