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2차 공천 발표
이한구, 김무성 공천 보류에 “공관위 전원 합의를 왜 바꾸나”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내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의 차오르던 갈등이 결국 10일 폭발했다. 친박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날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부산 중·영도) 경선 방침을 일방적으로 제지하고 2차 공천명단에서 보류하자, 공관위원인 비박계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독선적 운영”이라며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물갈이 리스트 40명 파문, 여론조사 찌라시 유출,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 등 잇따른 계파 갈등이 김 대표의 경선 보류를 발화점 삼아 터져버린 형국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지역 31곳 및 단수 추천 지역 4곳을 확정한 ‘2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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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서 이들의 보이콧 직후 이 위원장도 기자들을 만나 “심사위원 중 반발이 심해서 더이상 참여할지 안 할지 모르는 행동을 하는 분이 있다”며 “사무총장·사무차장 자격이 아니고 공관위원으로서 이제는 제대로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보이콧이 이어지면 11일 60여곳의 제3차 공천명단 발표가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이 위원장은 경고했다.
김 대표의 경선 연기 결정도 고수됐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는 (물갈이 리스트 해당자인) 정두언·김용태 의원 심사와 연계하지 않겠다”면서도 “최고위원회 멤버이기 때문에 다른 최고위원과 똑같은 기준에 따라 함께 (압축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시기를 다른 최고위원들과 같이 하겠다는 뜻이다. 당초 2차명단을 발표하면서 이 위원장은 김 대표의 경선 배제에 대해 “찌라시 사건의 진실이 안 밝혀진 상황에서 김 대표만 경선 참여하면, 정 의원 발언이 신뢰성이 없다는 식으로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정치적·법적 공방 진행에 따라 김 대표 공천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특히 전날 이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시내 한 호텔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천에 미칠 여파도 주목됐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회동설에 대해 “어느 누구한테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현역 의원 중 공천 탈락자는 없었다.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서울 강남벨트에 대한 공천도 미뤄졌다. 이 위원장은 “우리 당 후보가 쉽게 당선될 수 있는 지역일수록 당이 추구하는 방향의 인재가 좀더 많이 당선되도록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TK·강남에서 현역 물갈이 후 전략공천을 확대하겠다는 의미여서 김 대표와의 2차 충돌은 시간문제로 읽혔다. 이에 따라 3차 공천발표가 예정된 11일 양 계파가 일단 갈등을 봉합하고 공관위가 정상화될지 시선이 쏠린다. 영남권 중진 컷오프 규모도 함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6-03-11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