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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주 ‘4·13 민심’을 주목하라

대구·광주 ‘4·13 민심’을 주목하라

장세훈 기자
입력 2016-04-07 01:56
업데이트 2016-04-0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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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 - 6 허물어지는 철옹성

새누리, 대구 12곳 중 4곳 고전… 광주선 국민의당 싹쓸이 가능성

“박대통령 실망감·문재인에 반감”
“지역주의 청산은 아직 시기상조…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 실험대로”


# 장면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6일 전북 유세에서 “여러분은 배알도 없느냐”고 했다. 야당에 ‘몰표’를 주지 말라는 당부다. 그러나 지난 3일 부산 유세에서 “나쁜 정당(야당) 후보에 왜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느냐”고도 했다.

# 장면2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유세에서 국민의당 후보를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한 뒤 “5·18 정신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권 심판론’이 호남에서는 ‘국민의당 심판론’으로 둔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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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새누리 대구 후보들 “피눈물 나게 반성합니다”
무릎 꿇은 새누리 대구 후보들 “피눈물 나게 반성합니다” 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대구 지역 총선 후보자들이 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대구 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사죄의 의미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최근 몇년간 이렇게 힘든 선거는 없었다. 그만큼 새누리당이 잘못했고 피눈물 나게 반성하고 있다”며 용서를 구했다.
대구 연합뉴스
지역주의를 ‘망국병’으로 꼽던 여야가 4·13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오자 또다시 지역주의에 기댄 선거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여야가 주도하는 하향식 ‘정치 개혁’이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유권자 중심의 상향식 ‘선거 혁명’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역주의의 양대 축인 대구와 광주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구에서는 무소속, 광주에서는 국민의당의 돌풍이 심상찮다. 그동안 ‘양대 정당의 철옹성’으로 간주됐던 두 지역이 이번 총선에서 ‘정치 실험대’가 될지 주목된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의 12개 선거구 중 여당 후보가 4곳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유승민(동을)·주호영(수성을) 후보는 물론, 더민주 김부겸(수성갑) 후보와 더민주를 탈당한 무소속 홍의락(북을)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린다.

‘진보의 성지’이자 더민주의 아성으로 꼽혔던 광주 8개 선거구에서도 국민의당의 ‘싹쓸이’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린다. 더민주가 국민의당보다 앞선 곳은 광산을 1곳뿐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각각 표출된 것”이라면서 “응징 수준은 아니더라도 경고의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구와 광주 유권자들은 더이상 박 대통령과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채의식이 없다는 방증이며 대안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역 기반 정당 체제에 대한 재편이 시작된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구보수와 신보수 등 ‘보수의 분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호남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세력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가 지역주의 청산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박 교수는 “지역주의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신호로 볼 수 있으나 지역주의 청산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윤철 교수도 “(대구와 광주의 표심은) 지지보다 항의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지역주의 구도가 깨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새로운 정치 질서가 만들어지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04-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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