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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대구서 삼수 통하나… 이정현, 호남에 두 번 안기나

김부겸, 대구서 삼수 통하나… 이정현, 호남에 두 번 안기나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6-04-11 18:20
업데이트 2016-04-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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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금기에 맞선 도전자들

4·13총선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선 후보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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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11일 아침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표시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여당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11일 아침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표시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김부겸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깃발을 꽂는다면 한국 정치사에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16대(2000년)부터 19대(2012년)까지 여당은 대구의 전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김 후보가 승리한다면 중선거구제였던 12대(1985년) 이후 사실상 31년 만에 야당 지역구 의원이 탄생하는 셈이다. 14대(92년)와 15대(96년) 총선에서 국민당과 자민련 후보가 뽑혔지만 ‘야당 성향’으로 보긴 어렵다.

‘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는 17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앞섰다. 19대 총선에서 이한구 의원에게 패했고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서 권영진 현 시장에게 패했던 그가 ‘삼수’ 끝에 여권 잠룡인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단박에 야권 대선 후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대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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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30재·보궐선거 당시 여당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던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후보가 지난 5일 순천 북부시장에서 유권자와 포옹하고 있다.  순천 연합뉴스
2014년 7·30재·보궐선거 당시 여당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던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후보가 지난 5일 순천 북부시장에서 유권자와 포옹하고 있다.
순천 연합뉴스
이정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초선 때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2014년 7·30재보선 승리는 지역주의 장벽을 넘은 의미 있는 승리로 기록됐다.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26년 만에 호남에선 처음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호남이 ‘밑져야 본전’인 심정으로 2년짜리 의원을 한번 내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고향 곡성이 광양·구례와 묶이면서 순천으로 출마한 그가 재선된다면 이변의 주인공이 아닌 중앙무대의 거물로 격상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노관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지난 10일 전주시 완산구 지리산빌딩 앞 사거리에서 전주의 새벽을 깨운다는 의미에서 “꼬끼오”라고 목청껏 외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지난 10일 전주시 완산구 지리산빌딩 앞 사거리에서 전주의 새벽을 깨운다는 의미에서 “꼬끼오”라고 목청껏 외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정운천 후보 또한 더민주의 최형재,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경합 양상이어서 ‘제2의 이정현’이 될지 주목된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은 지난 20년간 뚫지 못했던 전북에서도 한 석을 챙기게 된다. 앞서 19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을에 출마했던 정 후보는 35.8%의 득표율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유승민(동을), 류성걸(동갑), 권은희(북갑) 의원은 또 다른 ‘금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 기반인 대구 민심이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각을 세운 이들에게 마음을 내줄지가 관건이다. 15대 총선 당시 대구에 ‘자민련·무소속 돌풍’이 불었지만 ‘PK(부산·경남) 정권의 TK(대구·경북) 소외’로 인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는 다르다. 새누리당이 동을에 후보를 내지 못해 유 의원은 당선을 예약했지만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는 류·권 의원의 생환에 관심이 쏠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6-04-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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