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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 날렸어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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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10-28 16:20 강주리기자의 K파일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온라인커뮤니티에 세입자 사연 올려 억울함 호소

집주인 들어와 산대서 이사갈 반전세 가계약
가계약 다음날 집주인 “전세 연장할래?”
반전세 부담에 결국 연장 선택…가계약금 날려
세입자 “일정 비용 책임” 집주인 “책임 없다”
“고의성 여부, 임대차분쟁조정위 상담 권고”
전세가격 상승·대출 규제 강화…분쟁 대책 필요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아파트 전세 세입자의 하소연 글. 왼쪽은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한 시민이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에 내걸린 주택담보대출 광고를 보고 있는 모습. 세종맘카페 캡처·뉴스1

▲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아파트 전세 세입자의 하소연 글. 왼쪽은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한 시민이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에 내걸린 주택담보대출 광고를 보고 있는 모습. 세종맘카페 캡처·뉴스1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품귀 현상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집주인의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을 날렸다”는 세입자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A씨는 ‘집주인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 날린 사연’이란 제목으로 “너무 억울해서 자문을 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전세 계약 2년 만료 시점을 3개월 앞두고 거주 의사를 묻는 집주인에게 전세 2년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며칠 뒤 집주인이 본인들이 들어와 산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전세를 알아봤지만 2년 새 두 배 가까이 껑충 뛴 전셋값에 전세 대신 반전세(월세 낀 전세)를 택했다. 실제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2019년 상반기해도 1억~2억대를 넘지 않았지만 1년 만에 3억~4억원대로 올랐다.

A씨는 이어 “전세가격이 하늘을 찔러 겨우 반전세로 집을 찾아 계약 전 새집 계약금을 보증금에서 미리 줄 수 있냐고 집주인에게 물었지만 안 된다고 해 200만원에 일단 가계약을 했다”면서 “집주인은 그날 저녁 전화로 ‘순리대로 집 빼는 날 정산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나절도 안 돼 상황이 돌변했다. 집주인이 갑자기 ‘실거주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A씨는 “다음날 아침 집주인이 전화로 대뜸 계약을 연장해 주겠다고 하더라”라면서 “가계약을 이미 마쳤다고 하자 ‘알겠다’며 통화를 끊었는데 얼마 뒤 문자로 ‘우리(세입자)가 계약(제안)을 거절했고 본인들이 실거주 계획이 바뀌어 입주할 수 없게 돼 새로운 세입자를 얻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실거주한다고 해서 집을 얻은 것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거주 연장을 했을 것”이라고 반박하자, 집주인은 “아직 번복 기간이 남았으니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더 살겠다’고 답했지만 집주인 말 한마디에 200만원의 가계약금이 날아갔다”면서 “가계약금의 절반이라도 집주인에게 책임져 달라 했지만 본인들은 상관없다고 했다. 전세가 연장돼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저만 손해 봐야 하는 건지 집주인에게도 일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법적 조언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26일 한 시민이 서울의 시중은행이 붙인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상품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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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26일 한 시민이 서울의 시중은행이 붙인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상품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집주인 갑질” vs “세입자가 선택”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자기 말 한마디에 전전긍긍 집 구하고 계약금까지 입금했는데 번복한 게 책임 없다는 거냐. 집주인 갑질이다”, “녹음, 문자 등 증거가 있으면 전월세지원센터에서 법률 상담을 받으라”, “집주인이 한 번 던져 봤네. 시세대로 안 올려주니 번복한듯”, “주인이 괘씸하고 정 떨어진다. 나라면 구한 집으로 이사가겠다”고 성토했다.

반면 “결국 계약금 포기하고 2년 연장 거주를 선택한 건 본인이니 집주인이 계약금의 절반도 보상할 이유가 없다. 소송해도 의미 없다”는 댓글도 달렸다. “가계약한 분에게 돌려 달라 사정해 보라”, “이사비, 청소비, 복비, 반전세로 나갈 돈 생각하면 연장 수수료라 생각하고 잊어버려라”라는 현실적인 댓글도 이어졌다.

“집주인 의무 아니나 ‘악의성’ 소송 가능”

부동산 전문가들은 28일 법적으로 집주인이 계약금을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고의적으로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계획한 악의성 여부를 소송을 통해 따져 볼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장우철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집주인이 보상 의무를 져야 하는 법률적 권리관계가 형성된 것 같지는 않아 쌍방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집주인이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높이기 위해 세입자의 계약비용 발생 이후 입장을 바꿔 자연스레 쫓아내려 한 것인지는 민사 등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지우 공인중개사는 “법적 판례는 아직 없다”면서 “입장을 번복한 집주인에게 1차적 책임이 있지만 도의적 책임일 뿐 가계약은 세입자의 선택이므로 ‘집주인이 보상’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악의성 여부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아파트 전세 세입자의 하소연 글. 세종맘카페 캡처

▲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아파트 전세 세입자의 하소연 글. 세종맘카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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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내년 전셋값 상승 예상
“전세대출 제한, 실소유자 월세화 가속”


금융 당국은 지난 26일 가계 부채 리스크를 줄이겠다며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도 처음부터 이자에 원금까지 갚는 분할 상환을 사실상 확대했다. 정부는 전세대출 분할 상환 우수 은행에 정책 모기지 배정을 우대해주기로 해 은행들이 대출 분할 상환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달 갚아야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전세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큰 가운데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세입자와 집주인 간 분쟁도 겹쳐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대출 규제는 가계부채 총량의 속도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세가격의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드(with) 코로나’가 본격화되면 내년 상반기 결혼, 이사철 등 성수기를 맞아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매매·전세대출이 제한되면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 쉽지 않아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월세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세입자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집주인이 전세 연장을 하고 싶으면 반전세로 돌리자고 한다. 그것도 2년 계약 아닌 어정쩡한 1년 6개월 정도로”라면서 “전세금이 많이 오르고 전세도 없을 텐데 애가 둘인데 이사 갈 생각에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세종맘카페 캡처

▲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세입자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집주인이 전세 연장을 하고 싶으면 반전세로 돌리자고 한다. 그것도 2년 계약 아닌 어정쩡한 1년 6개월 정도로”라면서 “전세금이 많이 오르고 전세도 없을 텐데 애가 둘인데 이사 갈 생각에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세종맘카페 캡처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한 26일 한 시민이 경기도의 한 시중은행 앞에 내걸린 부동산담보대출 상품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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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한 26일 한 시민이 경기도의 한 시중은행 앞에 내걸린 부동산담보대출 상품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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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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