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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권력과 한 몸 되지 않는다, 30여년 가진 원칙”

손석희 “권력과 한 몸 되지 않는다, 30여년 가진 원칙”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1-10-28 16:43
업데이트 2021-10-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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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저널리즘 주간’ 기조발표
“사익 대신 공익 추구 노력
세월호 200일 보도 어려웠다
시민들, 결국엔 정론 찾을 것”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가 28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1 저널리즘 주간’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가 28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1 저널리즘 주간’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운동할 수 있지만,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 않겠다’, 이것이 제가 30여년간 마음에 가진 표어였습니다.”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는 28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1 저널리즘 주간’ 기조발표에서 그동안 언론인으로서 가져온 원칙을 이같이 밝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30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다시, 저널리즘’을 주제로 언론 신뢰 회복과 저널리즘 본질에 대해 논의한다.

JTBC 해외순회특파원으로 출국을 앞둔 손 전 앵커는 40년 가까이 언론계에 몸담으며 생각해 온 저널리즘 원칙과 미래를 하나씩 공유했다. 그는 “주어진 현실 속에 고민이 있었지만, 경제 권력이든 정치 권력이든 권력과 한 몸이 되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손 전 앵커는 스스로를 “레거시 미디어의 말석에서 디지털 미디어의 시대로 운 좋게 넘어온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뉴미디어 시대에 언론이 이전처럼 ‘게이트 키퍼’(의제 설정자)로서 통할지 의구심을 갖고 걱정을 하게 된다”고 했다. 진실 이후의 시대, 즉 ‘포스트 트루스’ 시대에는 기존 언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저는 시민들이 결국 정론을 찾을 것이라는 비(非)비관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낙관적이라 단언할 순 없지만, 비관적이지도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언론의 선정성은 이미 대중매체가 등장하면서부터 생긴 오래된 문제이고, 언론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길을 갈지는 선택의 문제”라며 “선정적인 뉴스는 이미 다 무료로 공급되는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기사를 정당하게 소비해 줄 시민사회가 우리에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이 ‘좋은 편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이를 볼 수 있도록 흥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가 28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1 저널리즘 주간’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가 28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2021 저널리즘 주간’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관련 보도를 이어 온 사례를 들어 지속적인 보도의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일간 매일 보도하려면 새 뉴스를 발굴하면서 시청자의 피로감도 극복해야 했다. 손 전 앵커는 “언론이 중요한 의제에 대해 닫아 버린다면 그것이 우리 사회에 과연 이익이 되는지 고민했고 그래서 가능한 한 끌고 가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보도의 생명력은 짧을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한 한다면 결국 남은 기억이 의제에 대한 감정과 논리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저널리즘이 추구할 가치로 민주주의와 인본주의를 꼽은 손 전 앵커는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문제의식을 꼽았다. 그는 “좋은 의문을 가져야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해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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