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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 기습 분향소 설치…경찰, 해산 절차 돌입

이태원 참사 유족, 기습 분향소 설치…경찰, 해산 절차 돌입

이보희 기자
입력 2023-02-04 18:19
업데이트 2023-02-0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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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100일 거리 행진 후 서울광장 기습 추모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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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이태원참사 분향소에서 분향하는 시민들’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분향소에서 분향하는 시민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분향을 하고 있다. 2023.02.04. blues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태원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두고 유족들이 추모 행진 중 기습적으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추모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이를 미신고 집회로 판단해 해산 절차에 돌입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는 4일 오전 11시쯤 지하철 4호선 녹사평역 분향소에서부터 추모대회 장소인 세종대로로 행진했다. 그러다가 예고 없이 서울광장에서 발길을 멈추고 분향소 천막 설치를 시작했다. 설치 지점은 서울도서관 앞 인도로, 서울시 관할 구역이다.

유가족들은 애초 행진 후 광화문광장에서 참사 100일 추모대회를 하기로 했으나 서울시의 불허로 장소를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로 옮긴 상황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이 분향소 설치를 저지하려다 뒤로 밀렸고 이후 서울시 공무원 70여명도 철거를 위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양측의 대치·충돌 과정에서 20대 유가족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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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 붐비는 이태원 참사 시민추모대회
인파로 붐비는 이태원 참사 시민추모대회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가 몰려든 인파로 붐비고 있다.

이날 유가족들은 서울광장 인근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2023.2.4/뉴스1
유가족들은 결국 오후 2시10분쯤 분향소를 설치한 뒤 영정사진 159개를 올렸다. 이후 시청역 4번출구 옆에 무대 차량을 설치하고 추모대회를 시작했다.

유가족 150여명을 포함한 5천여명이 운집해 세종대로 왕복 6개차로 중 4개를 점했다.

유가족단체는 집회 신고를 한 장소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행진 신고만 했을 뿐 집회 신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관할인 남대문경찰서는 오후 3시10분부터 “신고된 범위를 벗어난 집회”라고 안내하며 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20조에 따르면 관할경찰서장은 불법 집회에 대해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해산을 명할 수 있다.

해산 절차는 ‘종결 선언 요청→자진 해산 요청→해산명령·직접해산’ 순으로 이뤄진다.

이날 도로 행진·집회 여파로 오후 3시30분 기준 도심 차량 통행 속도가 시속 14.2㎞까지 떨어지는 등 정체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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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하는 이태원참사 유가족들
행진하는 이태원참사 유가족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등 참석자들이 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해 서울역을 지나 광화문 광장을 향해 ‘100일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2023.02.04.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앞서 유가족과 시민은 이날 오전 가족을 잃은 슬픔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와 네 개의 별이 달린 배지를 착용하고 행진했다. 네 개의 별은 각각 희생자·유가족·생존자·구조자를 의미한다.

선두에서 마이크를 든 유가족 단체 관계자는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행진 시작을 알렸다.

이들은 ‘국가도 대통령도 없지만 유가족분들 곁에는 국민이 있습니다’, ‘유가족분들 힘내세요. 국민이 함께합니다’라는 문구의 팻말을 든 채 시민들은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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