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최악의 강진 공포
진원 10~18㎞ 얕아 파괴력 더 세
4개 지각판 맞닿은 아나톨리아판
“몇초 만에 수십m 이동하며 깨져”
새벽 발생·취약한 건물도 화 키워
獨 구조대 튀르키예로
튀르키예 지진 생존자 수색에 투입되는 독일 국제탐색구조대(ISAR) 소속 대원들이 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본 공항에서 전세기에 탑승하고 있다.
쾰른 로이터 연합뉴스
쾰른 로이터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규모가 컸을 뿐 아니라 진원의 깊이가 얕고 사람들이 잠든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으며 지진에 취약한 건물이 많았던 현지 상황이 맞물려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발생한 첫 지진의 진원 깊이는 약 18㎞이고, 곧바로 발생한 7.5 규모의 여진도 진원의 깊이가 10㎞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진원이 얕을수록 지진파가 지표면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짧아지면서 파괴력은 더 커진다.
튀르키예는 1200㎞ 의 북아나톨리아 단층과 700㎞의 동아나톨리아 단층 등 2개의 지진대에 걸쳐 있다. 지각판 4개의 경계에 서 있는 튀르키예의 지질학적 특성도 지진에 취약한 요인이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가 자리한 ‘동아나톨리아판’은 북쪽으로 유라시아판, 남쪽으로 아라비아판과 아프리카판 등 3개의 지각판과 맞닿아 있다.
아나톨리아판 자체도 대표적인 ‘주향이동단층’으로 수직 이동하는 단층과 달리 수평 이동한다. 아나톨리아판은 매년 반시계방향으로 1㎝가량씩 움직인다. 마르코 본호프 독일 지진연구센터 연구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압력이 쌓이고, 그러다 지진이 나면 한꺼번에 수백 년 동안 쌓였던 긴장이 해소돼 지상에 극적인 후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두 대륙판은 수초 만에 수미터씩 위치를 바꾼다”면서 “이 같은 지진이 발생하면 깨지기 쉬운 지각이 20㎞ 깊이까지 쪼개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의 지진도 빈번했다. 튀르키예 해안 이즈미르에서 2020년 10월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116명이 희생된 데 이어 그해 1월에도 동부 지역에 규모 6.8의 지진이 덮쳐 41명이 숨졌다. 2011년 10월 반 지역에서 규모 7.2 지진으로 601명이, 1999년 8월에는 북서부 이즈미트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강타해 1만 7480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영권 기자
2023-02-08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