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자료사진
2021년 덴마크 올보르에 있는 쿵스텐 미술관에 이 작품 둘이 걸리자 사람들이 도대체 뭔가 싶어 그림 옆에 있는 설명, 깨알같은 글씨를 한참 들여다 봤죠.
옌스 하닝(58)이란 화가는 두 작품에 수표 두 장을 끼워넣겠다고 미술관 측에 얘기하며 수표를 써달라고 했습니다. 수표를 줬더니 정작 전시된 작품에 수표는 온데간데 없고 작품 제목이 ‘돈을 갖고 튀어라’ 라고 돼 있었대요.
미술관 측은 처음에는 “재미있네” 했던 모양입니다. 당시 관장은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도 신선한 자극이 됐다고 하며 본인도 작가의 유머가 상당하다며 재미있어 했다고 털어놓았거든요.
하지만 당연히 전시가 끝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겠죠. 미술관은 수표 전액 53만 4000크로너(약 6545만원)를 돌려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는데 하닝은 거절했어요. 해서 2년 동안 법정에서 싸웠답니다.
코펜하겐 법원이 18일(현지시간) 49만 2549크로네(6057만원)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습니다. 화가의 수수료와 비용을 제하면 그 정도 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닝은 판결을 듣고 더 이상 항소를 하거나 하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가 송사를 벌인 데 대해 늘어놓은 감회입니다. “내 일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내가 어찌할줄 모르는, 관리가 안 되는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나아가 그는 TV2 노르드 인터뷰를 통해 이 일이 떠들썩하게 유명해진 덕분에 미술관 측이 들인 돈보다 “훨씬 훨씬 많은” 돈을 벌었지 않느냐고 따졌답니다.
고 백남준 선생 같은 이는 예술은 사기라고 말했다는데, 이 화가는 패러디를 빙자해 마음이 좀 시커먼 분이신 것 같네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