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에 싸고 간 ‘똥’ 바위에 그대로…악취 주범”

“에베레스트에 싸고 간 ‘똥’ 바위에 그대로…악취 주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2-09 17:12
수정 2024-02-0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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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배설물 봉투 구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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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이 캠프 4에서 아래 베이스캠프를 굽어보고 있다. AFP 자료사진
산악인이 캠프 4에서 아래 베이스캠프를 굽어보고 있다. AFP 자료사진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은 앞으로 자기 배설물을 담아 올 이른바 ‘똥 봉투’를 챙겨야 한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지역 대부분을 관할하는 파상 라마 자치단체의 밍마 셰르파 회장은 “우리 산에서는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며 이같은 조처를 밝혔다.

밍마 회장은 “바위에 사람의 대변이 보이고, 일부 등반가들이 병에 걸린다는 불만이 접수됐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에베레스트 산과 인근 로체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은 베이스캠프에서 소위 ‘똥 봉투’를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 또 베이스캠프에 돌아올 때도 봉투를 확인받아야 한다.

에베레스트 등반가들은 평균 2주 정도 산에 머무르는데,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주로 땅을 파서 화장실로 사용한다. 그러나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이 쌓이거나 땅이 굳어 따로 땅을 파지 않고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환경 관련 NGO(비정부기구)인 사가르마타 오염통제위원회(SPCC)의 자료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인근에는 매년 11~12t가량의 배설물이 버려진다. 에베레스트 인근에는 쓰레기 처리시설이 없어 이를 해발 5163m에 위치한 작은 마을 고락셉에 버리게 되는데, CNN은 2018년 “고락셉에 수십년 쌓인 배설물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현재 에베레스트 산의 1번 베이스캠프와 정상 직전인 4번 베이스캠프 사이에는 약 3톤(t)에 달하는 사람의 배설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은 에베레스트에서 가장 높은 캠프인 ‘사우스 콜’(8000m)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상 라무 자치단체는 오는 3월 시작되는 등반 시즌을 위해 약 8000개의 똥 봉투를 조달하고 있다. 1인당 5~6회가량 사용할 수 있는 봉투 2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특수 제작된 봉투로, 배설물을 굳혀 무취에 가깝게 만드는 화학 물질과 분말이 들어 있다. 밍마 회장은 “등산가들은 데날리산(북미 최고봉)과 남극에서도 이런 방법을 써왔다”며 “이제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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